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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天風11 보수·친일·유신단죄 13소설가 김재찬
세종매일  |  yg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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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8  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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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일찍이 자유에 눈뜨고 자유로 인해 이웃과 사회를 의식한다.

그리스의 애지자(愛知者)는 폴리스 공동체를 사랑하는 자유인이었다. 그런 까닭에 플라톤을 비롯한 많은 교양인들이 망명과 유배의 나날을 보냈다.

그들의 멘토였던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들어야 했다. 저항이라는 텍스트는 역사의 진운에 슬기롭게 대응함으로써 새로 쓰이고 그 콘텐츠와 이념의 지평을 확대하고 심화한다.

“혁명의 격정만을 이야기하고 혁명의 서정을 말하지 않는 것은 편향이다.”

처음 이 읽었을 땐 눈에 들어오지 않던 이 문장을 다시 읽으며 발견했다. 편향의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여기’의 현실 탓일 테다. 오롯이 ‘그날들’로 데려다주었다.

쓰러진 시위대를 밟고 올라선 백골단이 방패로 내리찍으며 최루가스를 뿌려댔다.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폭력의 회오리가 훑고 지나간 현장에는 깨진 안경과 널브러진 신발이 무덤과 같은 봉우리를 이루었다. 몸이 심하게 흔들렸다. 떨고 있었다. 떨면서 울었고, 울면서 떨었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깨진 안경은 포기했지만 신발은 반드시 찾아야 했다.

저항은 어떠한 교회나 국가도, 어떠한 도그마나 권위도 부정한다. 그들이 갈아놓은 이데올로기로부터의 자유야말로 민주의 징표다. 3.15부정선거로 인해 그게 정점에 이르러 4.19혁명으로 이만승과 자유당이 폭삭 망하는 계기가 된다.

조봉암 사건을 전기로 남한에서는 평화통일론 등 통일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동결되었고, 혁신정당의 활동은 크게 위축되었다.

이 사건으로 사실상 대한만국의 진보세력은 ‘멸종되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엄청난 흑역사다. 반공이라는 게 정적살해의 올가미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조봉암 사건은 이만승이 주도면밀하게 저지른 짓거리였다. 당시 경무대로부터 조봉암을 잡아넣지 않으면, 이만승 대통령의 재당선이 불가하니 어떤 수를 쓰더라도 잡아넣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조사과정에서 “당시 상부로부터 ‘진보당을 없애고 조봉암을 죽일 수 있을 만큼 사건을 엮지 않으면 네가 죽을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 국무회의 사무국장을 지냈던 신두영의 비망록에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 ‘신두영의 비망록’ 국무회의 기록은 1958-1960년까지 국무회의에 있었던 대화 내용을 개인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회의시간, 장소, 참석인원 등을 상세히 기록했기 때문에 이 자료는 상당히 중요한 자료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근직 내무장관- 조봉암 이외 6명의 진보당 간부를 검거해 조사 중인바 그들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무시하는 남북협상과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이번 봄선거에서 이러한 노선지지자들 다수 당선시키기 위해 ‘5열’과 접선하고 있으며 진보당이 불법단체냐의 여부는 조사결과 밝혀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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